유튜버가 추천한 물건에 수십 명이 몰렸습니다
평소에 그 빌라는 입찰 법정이 한산한 물건이었습니다. 경쟁자 두세 명 정도 예상했습니다.
그런데 어떤 유튜브 채널이 그 물건을 추천했습니다. 당일 법정에 수십 명이 몰렸습니다.
결과는 뻔합니다. 낙찰가가 폭등했습니다. 원래 수익이 나는 가격대가 있었는데 그 위로 한참 올라가버렸습니다. 낙찰받은 분은 그 자리에서 축하를 받았겠지만, 그 물건에서 수익은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.
추천 물건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

경매는 남들이 안 보는 걸 봐야 돈이 되는 시장입니다. 모두가 보는 물건에 들어가면 그건 그냥 비싸게 사는 겁니다.
그래서 저는 추천 물건, 유행하는 물건에 안 들어갑니다. 제가 직접 찾은 물건만 들어갑니다. 그러려면 물건을 스스로 찾는 능력이 필요합니다.
제가 쓰는 기준은 단순합니다. 아는 지역만 봅니다. 지금까지 받은 물건이 전부 집 반경 15km 안에 있고, 가장 가까운 건 도보 5분 거리였습니다.
- 아는 동네라 시세 조사가 편합니다. 부동산에 물어봐도 답이 맞는지 아닌지 제가 압니다.
- 명도도 마실 나가듯 다녀올 수 있습니다. 왕복 네 시간 걸리는 동네였으면 못 갔을 겁니다.
- 확신이 섭니다. "잘 팔린다더라"만 듣고 간 남의 동네는 막상 받으면 1년째 안 팔리기도 합니다.
매일 가는 동네 마트를 떠올리면 쉽습니다. 어느 코너에 뭐가 있고 언제 세일하는지 훤하죠. 아는 지역의 경매가 그렇습니다.
다만 아는 동네라고 다 되는 건 아닙니다
여기에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. 거래량입니다. 단기 매도가 목표라면 최소 1년에 300건 이상 거래되는 지역이어야 합니다.
그리고 거래량보다 중요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. 그 동네가 어떤 물건을 사는 동네인지입니다.
부산 해운대구를 데이터로 뜯어본 적이 있습니다. 연립다세대 최근 1년 거래가 318건, 평균 1.79억, 평균 면적 56㎡였습니다. 거래량 1위가 반여동이었고, 상세 분포를 보니 1억 이하 가격대에 30~50㎡ 면적대가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었습니다. 건축 30년 이상 물건이 제일 잘 나갔습니다.
| 확인 항목 | 반여동의 답 | 여기서 읽히는 것 |
|---|---|---|
| 연간 거래 건수 | 거래 활발 (구 전체 318건 중 1위) | 단기 매도 가능 구간 |
| 주력 가격대 | 1억 이하 | 1억 4천만 돼도 비싸서 안 삽니다 |
| 주력 면적대 | 30~50㎡ (방 2개) | 1~2인 수요 중심 동네 |
| 주력 연식 | 30년 이상 | 재건축 기대가 섞여 있을 수 있음 |
여기서 85~100㎡ 대형평수를 낙찰받으면 어떻게 될까요. 안 팔립니다. 물건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동네 매수 수요층과 맞지 않아서입니다. 분식집 골목에서 5만 원짜리 스테이크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.
거꾸로 이 기준을 손에 쥐고 물건을 검색하면 속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. "1억대, 30~40㎡"라는 조건이 생기니까요.
그래도 입찰 전 임장은 한 번

데이터로 좁혀도 현장은 한 번 갑니다. 임장에서 확인할 건 두 가지뿐입니다.
첫째는 인수해야 할 권리가 있는지입니다. 있으면 방법이 없습니다. 포기해야 하고, 안 하면 보증금을 날립니다.
둘째는 건물 상태입니다. 이건 서류로 안 보입니다. 분양에 실패해서 전기가 끊기고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누수로 벽에 석순처럼 굳은 자국이 있던 빌라를 본 적이 있습니다. 그런 물건에 16명이 입찰했습니다. 그 상태로 받으면 감당이 안 됩니다.
물론 2주에서 한 달쯤 같은 지역을 매일 들여다보면, 나중에는 "지난주에 갔던 그 동네네, 깔끔했고 초등학교 가까웠지" 하고 임장 없이도 판단이 서는 수준까지 갑니다. 그래도 입찰 전에는 한 번 갑니다.
임장을 다니면서 부동산 사장님께 "이 동네 빌라는 안 팔려요"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. 그런데 데이터를 보면 1년에 110건이 거래된 동네였습니다. 그분이 나쁜 분이어서가 아닙니다. 그분은 본인이 취급한 몇 개 물건의 경험으로 말씀하시는 거고, 저는 그 지역 전체 거래 데이터를 보고 말하는 겁니다. 정보의 양이 다르면 판단이 달라집니다.
다음 글은 그렇게 골라서 받은 물건이 저를 새벽에 뛰게 만든 이야기입니다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