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내에게 6개월을 약속하고, 일주일 만에 낙찰받았습니다
경매를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고액 강의를 결제했습니다. 빚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. 그날 저녁에 아내에게 말했습니다. 분위기가 어땠을지는 짐작하실 겁니다.
그 자리에서 약속했습니다. "6개월 안에 반드시 결과로 보답하겠다." 내지른 겁니다. 사실 자신도 없었습니다. 그런데 말을 뱉어놓으니 안 할 수가 없더군요.
첫째 주에 배운 세 단어

첫 주에 배운 게 세 개였습니다. 전입신고, 확정일자, 말소기준권리.
솔직히 처음엔 외계어였습니다. 그런데 사흘쯤 파고드니까 흩어져 있던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이 왔습니다.
강원도에서 2년 월세를 살 때 누가 저한테 "확정일자 신고해라, 등기부등본 봐라"라고 했었습니다. 왜 해야 하는지 알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. 그게 뭐였는지 그제야 알았습니다. 이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법원으로부터 나를 지켜줄 수 있는 힘, 그러니까 대항력이었던 겁니다.
세 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.
- 전입신고 — 임차인 대항력의 시작점입니다. 언제 들어왔는지가 기록되고, 그 날짜가 권리의 순서를 만듭니다.
- 확정일자 — 배당 순위를 정하는 기준입니다. 경매 대금이 나눠질 때 몇 번째로 받느냐가 여기서 갈립니다.
- 말소기준권리 — 인수와 소멸을 가르는 선입니다. 이 선보다 뒤에 있는 권리는 낙찰과 함께 지워지고, 앞에 있으면 제가 떠안습니다.
경매가 어렵다고들 하는데, 사실 대부분의 물건은 이 세 가지에서 판가름이 납니다. 특수물건이나 복잡한 권리관계까지 다 파고들려고 하면 오히려 시작을 못 합니다.
실제로 물건을 볼 때는 순서가 단순해집니다. 등기부에서 말소기준이 될 권리를 찾고, 그 날짜를 기준선으로 긋습니다. 그다음 임차인의 전입일과 확정일자가 그 선의 앞인지 뒤인지를 봅니다. 뒤면 낙찰과 함께 정리되고, 앞이면 제가 떠안습니다. 떠안아야 하는 금액이 얼마인지 계산이 안 되면 그 물건은 넘깁니다. 이 판단이 몇 분이면 끝나서, 하루에 여러 건을 걸러낼 수 있습니다.
배운 지 일주일 만에 첫 낙찰
그리고 배운 지 일주일 만에 첫 낙찰을 받았습니다. 6개월을 약속했는데 훨씬 빨랐습니다.
종잣돈은 3,500만 원이었습니다. 집에 있던 금붙이를 팔고 주식 자투리까지 다 끌어모은 돈입니다. "얼마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느냐"가 아니라 "지금 얼마로 시작할 수 있느냐"를 계산한 결과였습니다.
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는데, 제가 천재라서가 아닙니다. 기준이 명확했기 때문입니다. 위의 세 가지로 물건을 걸러냈고, 시세는 실거래 데이터로 확인했고, 입찰가는 계산해서 썼습니다. 배운 지 일주일 된 사람도 그렇게 하면 됩니다.
제가 강의를 하면서 보니 수강생은 대체로 두 부류입니다. 아는데 확신이 없어서 못 가는 사람, 그리고 "아직 공부가 부족해"라며 계속 배우기만 하는 사람입니다. 앞쪽은 등만 밀어주면 바로 실행하고 성과를 냅니다. 3년 공부하고 입찰 한 번 안 한 사람보다, 일주일 배우고 법원에 들어간 사람이 앞섭니다.
경매는 자격증 공부가 아닙니다.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고, 딱 필요한 부분만 배우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습니다. 특수물건이나 전세권까지 전부 파고들면 오히려 첫 입찰을 못 갑니다.
다만 배운 걸 그냥 두면 리셋됩니다. 저는 배운 내용을 계속 복습했고, 목표를 "6개월에서 1년 안에 혼자 하는 것"으로 잡았습니다. 누군가에게 계속 확인을 받는 게 습관이 되면 좋은 물건을 찾아도 입찰을 못 갑니다. 어려울 때 가끔 물어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.
그렇게 시작해서 1년 만에 4건을 낙찰받고 매도까지 마쳤습니다. 첫 낙찰 기준으로 투자금 3,247만 원, 세금까지 다 내고 남은 순수익이 2,341만 원이었습니다. 수익률로 72%입니다. 세전이 아니라 소득세 633만 원을 낸 뒤의 숫자입니다.
다만 4건이 전부 성공은 아니었습니다. 다음 글은 그중 유일하게 손실을 본 한 건 이야기입니다.
